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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캇데쿠] 연극

치스하 2018. 7. 14. 22:59

-히로아카 60분 전력

-주제는 [꼬마/계단]

-저퀄&오타주의

-과거날조 주의

-미래날조 주의

-짧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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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캇데쿠] 연극




내가 오르지 못했던건 놀이터 옆 신사 입구에 있던 큰 계단이 아니라. 두려움에 맞써 싸우지 못했던 지난 날의 나였다. 언제부터인가 두려움 속에서 살았던 나는 이 세상 모든 게 두려웠고 무서웠다. 저 전봇대가 갑자기 쓰러져서 나를 덮치면 어쩌지, 순식간에 저 골목길에서 차가 나와 나를 친다면 많이 아플까. 그런 생각 속에서 살고 있던 난 너의 한마디에 그동안의 두려움마저 싹 잊어버린 기분이었다.


"당연히 무섭지. 근대 혼자가 아니잖아. 괜찮아 이즈쿠."


그것이 내가 최초로 기억하고 있는 다정한 너의 말이였다. 


아주 어렸을 때 나는 작고도 무서운게 많은 소년이였다. 모든 일에 반응하며 두려움에 떠는 나를 동네 친구들은 만만하게 본 것이 어쩌면 당연했다. 처음 캇쨩을 만났을 때, 나의 대한 인식이 깊지 않았을 때의 일이었다. 놀이터에서 히어로와 괴수 놀이를 하다가 문뜩 눈에 들어온 신사로 놀러가기로 정했다. 질리도록 했던 히어로 놀이보단 새해에나 가본 신사가 더 흥미로웠을 것이다. 놀이터에서 신사로 가기 위해 지름길을 택했던 아이들은 생각보다 높은 계단에 당황스러운 눈치였던걸로 기억한다. 다들 신사는 포기할까 생각하던 차에 누구보다 빠르게 그 계단을 폴짝 넘으려 했던 아이가 있었다. 작은 체구의 나였지만, 그 계단은 내 턱에 가까울만큼 높았다. 밝은 색의 머리칼이 바람에 흩날리자 나는 동경과 함께 걱정에 빠져있었다. 다른 아이들마저 낑낑대며 그 계단을 오르자 나는 이대로 꼼짝없이 집에 돌아갈 생각만 했었다. 그러나 눈 앞에 뻗어오는 손길에 잠시 벙쪄있었다.


"뭐해? 안올라와?"


밝은 색의 머리칼을 가진 그 아이는 내게 손을 뻗어왔었다. 그 때 난 무슨 기분이었는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캇쨩의 그 행동은 내게는 실로 감동적이였다. 많은 동네 친구들에게 놀림 받고 괴롭힘 받았던 내가 지금만큼은 그 애와 친구가 된 것 같아서, 조금은 그 손을 내민 지금을 만끽하고 싶었다. 그러나 많은 시간을 지체하기엔 그 아이의 눈매는 사나워보였고 계단은 내가 오르기엔 너무 높았다.


"나..나는 안가도 돼.."


"왜? 신사가기 싫어?"


"그게 아니라..."


"야 카츠키. 걔는 그냥 두고 가자. 쟤 분명 이 계단이 무서워서 벌벌 떠는거라니까."


눈을 마주했던 시선은 손바닥을 향했고, 꽉 쥐어버린 손아귀에는 땀이 흥건해졌다. 이까짓일로 벌벌 떠는 애는 없을테니까. 분명 이 애도 나를 무시하고 깔볼게 뻔하니까. 그런 생각들을 하니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난 이 아이처럼 강인해지지 못했을까. 일렁거리는 시야에 금방이라도 눈물이 흘러나올 것 같았다.


"괜찮아. 너도 할 수 있어 이즈쿠."


생각했던 것과 다른 말이 들려오자 나는 그 때 쥐고 있던 주먹을 더욱 쎄게 쥐어버렸다. 올려다보는 시선에 그 아이는 올곧은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당연히 무섭지. 근대 혼자가 아니잖아. 괜찮아 이즈쿠."


그리고 난 그 손을 잡아버렸다. 너가 그렇게 다정하지만 않았더라도, 네가 조금이라도 그 때의 상냥함을 가지고 있을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을텐데. 처음보는 내게 너무나 상냥했던, 다정했던 너는 지금도 똑같을까.

"뭘 봐 데쿠."

"아니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

쳐다보는 시선을 마주하자 조금은 어릴 때의 느낌이 남아있었다. 그 때도, 지금도 나보다 크고 강인했던건 변함없었지만 변한 거라고는 성격이랄까. 아니 약점이 생겼다고 해야할까.

"맹한 생각하지말고 이리와서 이거나 좀 봐.'

"뭔데?"

"새로 뜬 히어로 정보지가 업데이트 됐는데."

"정말? 나를 위해 찾아본거야 캇쨩?"

물론 그 약점이 나 미도리야 이즈쿠가 된건 불과 3개월 전의 일이지만. 캇쨩은 예전처럼 나에게 화를 내지도 않고, 조금은 유순해진 것 같았다. 캇쨩이 고백해왔을 땐 나는 키리시마군이나 세로군과의 내기에서 뭔가를 지고 온줄만 알았다. 그래서 무슨 내기를 했냐고 되묻기까지 했었다. 물론 캇쨩은 버럭 화를 냈지만. 그 때 캇쨩의 고백을 받아준건 왜였을까. 캇쨩이 좋아서? 아니 그냥 내가 캇쨩의 약점이 된다는 사실이 기뻐서 그런것일 수 있다. 항상 갑의 위치에 있던 캇쨩이 나와 동급, 아니 어떻게 보면 내가 더 우위인 관계가 된다니. 실로 달콤한 유혹에 나는 지금도 되도않는 연기를 하고 있다. 

"캇쨩 너무 좋아!"

껴안는 스킨쉽에 캇쨩의 얼굴은 붉어졌다. 이렇게도 알기 쉬운 사람이였는데 지난 10년간은 지독하게도 무섭고 두려웠다. 그리고 캇쨩의 마음을 안 순간 나는 이 지독한 연극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사랑해 캇쨩."

내 기억 속에 네가 내민 손길이 너무 따스했기에. 나도 그런 너를 못본 척 할 수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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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뭘 썼는지 모르게써요...너무 더워서 아무말이나 쓴것 같은데...
사실 전력참여를 바로 시작 10분전에 알아버려서 소재를 생각할 틈도 없었답니다 ㅠㅠㅠㅠ 힝

모두 더위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