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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 못해서 직접 연성
*본인피셜 데쿠 개성있음
*죽어서 불사신의 개성 가지는 데쿠
*캇짱은 죄책감을 가지라
*저퀄&오타주의
*우울주의
*사망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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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캇데쿠] 죽음에 대하여











죽음.
인간의 마지막.
거스를수 없는 무언가.

어떤 개성이라도 죽음 앞에선 평등했다.
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개성발동자가 죽어버리면 더 이상 개성도 사용할 수 없기에.

죽음조차 거스른 개성은 없었다.














[데쿠. 야 정신차려.]

피가 흐르는 데쿠의 심장은 곧이어 움직임을 멈췄다.

[야 데쿠 일어나. 지금 여기서 자빠져 잘때가 아니라고.]

미동도 없이 눈을 감은 데쿠의 표정은 편안해 보였다.

[야 데쿠. 무시하냐? 일어나라고.]

수전증이라도 온건지 바들바들 떨리는 손은 데쿠를 향했다.

[바쿠고....미도리야는...]

들려오는 키리시마의 말에 발끈해버렸다.

[불길한 소리할거면 뒈져버려. 데쿠가 왜 죽어. 안 죽어. 안죽는다고...]

툭툭.
떨어지는 눈물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흥건하게 쏟아내린 피는 어느새 웅덩이를 만들어냈고 비릿한 피비린내에 현실감각이 없었다.

[그깟 총 한발 맞았다고 죽을리 없잖아. 요즘 세상이 얼마나 좋아졌는데. 힐러 히어로도 많다고...]

메어오는 목소리가 갈라진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바쿠고...]

부정하는 듯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말이 안돼잖냐. 그렇게 때려도...걷어차도...내 뒤에 꼭 붙어있었다고...]

끌어안는 데쿠의 몸이 차갑게 식어만 갔다.

지키지 못했다는 상실감이 눈물이 되어 쏟아졌다.

[데쿠...눈 떠봐...데쿠...]


속삭이듯 내뱉는 목소리는 애절하게만 들렸다.













[바쿠고...네 맘은 잘 알고 있으니 미도리야를 일단 안전한 곳으로 대피를...]

화르륵.
안고 있던 데쿠의 몸이 마치 불을 지핀듯 타오르기 시작했다.

[! 뭐야. 왜 이래.]

마치 기름에 불을 붙인것처럼 데쿠의 전신이 불에 타고 있었다.

[누구야!! 빌런이냐!? 나와!! 쳐죽여주마!! 나와!!!!!]

당황스러운 외침에도 데쿠를 잡고 있는 손은 놓치 않았다.

분명 데쿠의 몸에 불이 붙었는데 잡고 있는 손에는 따스함만 느껴질뿐 뜨겁지 않았다. 불길에 타버릴거라고 생각했던 데쿠는 뭔가 이상했다.

[이게 무슨....]

총알이 지나간 자리에 난 상처가 불길에 타버린 듯이 사라지고 있었다. 상처가 다 아물자 불길은 자신의 할일을 다 한것 마냥 감쪽같이 사라졌다.

[커헉.]

품안에서 들리는 숨소리에 나는 놀랄수밖에 없었다.

[허억....하....흐...]

죽은줄 알았던 데쿠가 살아났으니.
어찌 놀라지 않을수 있으리.

[데쿠...너...]

다시는 못볼줄 알았던 초록빛 눈이 나를 향하자 맘이 동했다.

데쿠를 보자마자 와락 껴안아버렸다.
다시 또 놓칠까봐서.

[흐으...캇...짱...무사해...?]

멍청이가 누굴 누가 걱정하는거야.
방금까지 죽어있던 녀석이 걱정할건 내가 아니라고.

[카..캇짱 울어?!]

주체할수 없는 눈물에 괜시리 억울했다.

품안에 담긴 너가 살아있어서.
살아줘서.

[울긴 누가 운다고...]













죽는 순간에 발동된 개성. 불사.
타고난 수명 외의 것들의 손상으로는 죽지않는다. 죽어도 다시 살아날뿐.

[미도리야 이즈쿠. 저희랑 같이 가주셔야합니다.]

불사의 생존 능력이 알려지자 가장 먼저 손을 뻗어온건 빌런도 아닌 정부였다.

죽음을 거스르는 개성을 보니 탐이 났던것이지.

[데쿠가 왜 당신네들을 따라가야하지?]

아무래도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개성의 조사를 위해 협조 부탁드립니다.]

정장을 빼입은 사람들은 꽤나 위협적인 태도를 고수했다.

[캇짱...난 괜찮으니까..]

나를 제치고 가는 데쿠의 뒷머리가 보였다.

그 때 널 잡았어야 했는데.

그 날 널 잡지 않았던걸 머지않은 날의 나는 후회했다.











[데쿠군 많이 늦네...]

어느새 밤 10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쇼파에 앉아서 데쿠를 기다리던 건 나를 제외하고도 반의 대다수가 나와있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해대며 기다린것도 벌써 3시간이나 지나버렸다.

분명 데쿠는 이른 점심쯤에 따라나섰는데 벌써 10시간이 넘었다.

초조해지는 마음덕에 가만히 있을수가 없었다.

괜히 만지작거리는 폰에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끼익.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나타나는 초록 머리가 보였다.

[[미도리야!]]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그토록 기다리던 데쿠였다.

[왜 이렇게 늦은거야! 무슨일이라도 있었어??]

[몸은 괜찮나 미도리야!]

숨쉴 틈도 없이 퍼붓는 질문세례에 데쿠는 당황스러워 보였다.

[아니! 그 검사도 많았고 이것저것 할게 많아서 늦었어. 다들 기다린거야? 늦은 밤까지 미안...]

데쿠는 미안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오른손을 쓸어내렸다.

[아니야! 우리도 방금 내려왔는걸!]

동글이의 어색한 거짓말에도 반의 모두가 맞장구를 쳤다.

[난 좀 피곤해서 먼저 올라가볼게.]

슬며시 빠져나가는 데쿠의 행동이 어딘가 이상했다는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야 데쿠.]

계단을 올라가려는 데쿠를 붙잡았다.
움찔거리며 돌아보는 데쿠의 얼굴은 곤란한 기세가 역력했다.

[나한테 할말 없냐?]

자세히보니 데쿠의 얼굴색은 창백했다. 데쿠는 입을 달싹거리다가 곧이어 뭔가를 다짐한듯 오른팔을 쓸어내리며 외쳤다.

[괜찮아 캇짱. 아무일도 없었어.]

초연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눈빛에 벽이 세워진것 같은 착각이 일었다.

나에게 말하지 않겠다는.
그리고 괜찮다고 자신을 다독이는 것이겠지.

[아 그러냐.]

더 물어보기에도 타이밍이 좋진 않아보였다.

[그럼 캇짱. 난 이만.]

돌아서는 뒷머리에는 피가 살짝 묻어있는 것 같았다.

[근대 그거 아냐 데쿠.]

솔직히 반쯤은 짜증나서 뱉은 말이었다.

[넌 거짓말할때 항상 왼손으로 오른팔을 감싸드라.]














내일도 모레도.
사흘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났어도.
데쿠는 항상 밤늦게 돌아왔다.

어느때는 새벽이 되어서야 기숙사로 돌아왔고 점점 말라가는 데쿠의 모습에 반 전체가 수근거렸다.

뭔가를 캐물어보려고 해도 괜찮아로 밀어붙이고 있으니 묻는 사람도 답답해 돌아갈 지경이신거다.

그렇게 짜증이 쌓이던 날에 사건이 터졌다.

[데쿠군...? 식은땀 좀 봐... 어디 아픈거 같은데 리커버리걸에게 데려다 줄까?]

[그래 미도리야. 지금 상태로는 더 이상 수업받기에는 무리인것 같군.]

뒷자리에서 들리는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아니...난 괜찮으니까..]

[괜찮기는! 이거 봐 땀이 비오듯 나잖아!]

옥신각신 하던 동글이와 데쿠의 말싸움은 결국 체력이 많이 떨어져있던 데쿠의 패배로 끝났다.

[그러면 나랑 이이다군이 양호실에 데려다 주고 올게. 아이자와 선생님에게 잘 말씀해줘 츠유짱.]

[알겠어 오차코짱.]

솔직히 뒷자리에서 1분만 더 싸웠다면 시끄러워서라도 데쿠를 양호실로 끌고 가려고 했다.

체력이 많이 떨어져있었는지 말대답할 기운도 없던것 같았다.

히어로의 기본은 체력관리라고.
멍청한 데쿠는 요즘 계속 새벽에 들어오고 그러니까 있던 체력도 바닥나는거겠지.

드르륵.
곧이어 조례를 시작하기 위해 들어온 아이자와 선생님이 눈에 들어왔다.

[조례를 시작하겠다. 이이다랑 우라라카는 어디에...]

쾅!
문을 열고 들어오는 동글이랑 안경은 귀신이라도 봤는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지각이면 자리에나 얼른 앉아라.]

숨을 고르기도 전에 들려오는 동글이의 말에 머리에 핏기가 가시는 기분이었다.

[데..데쿠군이!]













[양호실에 데려가고 있었는데! 그...저번에 데쿠군의 개성을 조사하겠다며 데려간 그 사람들이 와서 데쿠군을 데려가버렸어!]

뛰어왔는지 숨을 헥헥거리면서도 전달해야할 말은 다 내뱉었다.

몸 상태도 안좋은 녀석을 끌고간다니.
상황을 파악하던 담임선생을 등지고 곧바로 뛰어나갔다.

[바쿠고! 뒷문쪽으로 갔어!]

뒤에서 들리는 동글이의 외침에 나는 복도창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이번엔 늦지않길.












[데쿠를 내려놔.]

데쿠를 데려가던 정장의 남자들은 나를 발견하자 곧이어 전투태세를 갖췄다.

[저희 일을 방해하신다면 무력으로라도 진압하겠습니다.]

데쿠를 순순히 내려줄 생각은 없어보인다 이거지.

[하! 무력으로 진압할 수 있을지 나도 궁금한데?]














[미도리야! 이게 무슨일이냐 바쿠고!]

약품냄새가 가득한 양호실에 들어서니 품에 안고 있던 데쿠를 침대로 옮겼다.

[바쿠고 너도 이게 다 무슨 상처냐! 너도 이쪽으로 와서 치료받거라.]

창문를 열어놓은건지 바람이 살랑거렸다.
누워있는 데쿠를 연신 살펴보곤 리커버리걸이 말했다.

[개성을 너무 많이 썼고 체력도 너무 떨어져있어서 그런거 같구나. 아마도 며칠 쉬면 괜찮아 질게야.]

나에게도 이런 저런 치료를 해주더니 리커버리걸은 자리를 떠났다.

[1-B반의 실습훈련중에 부상자가 나왔다니 금방 다녀오마. 바쿠고 너는 내가 오기전까지 잠깐 미도리야의 곁에 있어주려무나.]
















[...캇짱.]

언제 정신이 든건지 몽롱해보이는 데쿠는 내게 물었다.

[왜 그런거야...캇짱...]

마치 괜한 일을 했다는 투에 말이었다.

[너가.]

쳐다보는 얼굴에 나는 시선을 마주했다.

[도와달라는 얼굴을 했으니까.]

동그랗게 떠지는 눈이 꼭 토끼같았다.

[난...]

또 그때처럼 입술을 달싹거렸다. 하지만 곧이어 포기한듯 표정이 풀어졌다.

[캇짱 앞에선 뭘 숨길수가 없겠네.]

할말이 많은 표정이였다.
물어보고 싶은건 산더미였지만 재촉하진 않았다.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산뜻했기에 데쿠에게 조금 시간을 주었다.












[여든...일곱번.]

적막을 깨는건 데쿠의 의미불명의 숫자였다.

[무슨말이야 그게.]

영문을 모르겠는 데쿠의 말에도 심상치않은 분위기에 머리가 차게 식었다.

눈을 슬며시 뜨는 데쿠의 눈에는 빛이 돌지 않았다.

[지금까지 내가 죽임을 당한 숫자야.]

담담히 말하는 데쿠의 모습의 순간 다른 사람의 일을 이야기하는 줄 알았다.

[그게...무슨..]

거의 백번에 다다르는 숫자가 현실적으로 감이 오지 않았다.

물어보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내 개성으로 정부의 실험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낸다는 조건이였어.]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는 데쿠는 허망하게 웃었다.

[학교의 안위. 가족의 안전. 담당선생님들에게 더 이상 책임을 묻지않고. 빌런의 과잉진압에도 아무말 않겠다는. 결과만 내준다면 앞으로의 히어로에게 도움이 되는 법안도 만들어준다는 그런 약속을 받았었어.]

저 많은걸 떠안은 데쿠가 어떤 생각을 했을지 나는 감히 상상도 할수 없었다.

[캇짱이 중학교때 그랬지? 개성이 깃들기 빌며 뛰어내리라고.]

숨이 목언저리에 멈춘 기분이였다.
그때의 나는 아무말도 꺼낼수 없었다.
죄스러웠던 너의 지난 날의 실언이 나의 목을 조르고 옭아메는 기분이였다.

[정말 죽어서 생기는 개성이였잖아 나...]

데쿠는 곧이어 울먹였다.

[내가 원했던건..이런 개성이 아니였어...]

손을 들어 얼굴을 감싸 데쿠의 표정은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를 구하는 개성을 가지고 싶었던 거지. 나 혼자만 사는 이런 개성따위... 원치 않았다고...]

들리는 목소리는 애처로웠다.

[죽어가면서. 다시 살아나면서. 다짐하고 또 다짐했어. 이번에는 끝날거야. 나만 참으면 다 괜찮아. 괜찮을거야.]

흐느껴우는 데쿠의 말 하나하나가 나를 때리는것 같았다.

[그러다 문뜩 생각이 들었어.]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들키지 않으려고 무릎을 꽉 잡아본다. 기숙사에서 봤던 데쿠의 핏자국이 눈에 선명했다.

[정말 나만 참으면 되는거였을까.]

해답을 낼수 없는 물음에 나는 입술을 씹었다. 입술을 꾹 눌러씹으니 쌉싸름한 피냄새가 났다.

아까까지만 해도 청명했던 하늘이 먹구름이 끼어 우중충해졌다.


비가 내리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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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신의 개성으로 온갖 실험을 당한 데쿠.
멈추기엔 이미 멀리와버렸고 달리기엔 그 끝이 보이지 않았기에 더욱 절망스러웠다.
누군가 멈춰주길 바라면서 도움은 청하지 않는 그 작은 실험실 안.
그곳에 아직도 갇혀있는 데쿠.






계속 말하지만 길게 안쓰고 싶었다고요 ㅠ
전투씬은 쓰기 싫어서 넘깁니다...허허
내 최애의 멘탈을 뿌수고 굴리는게 최고야.
포키포카는 기승전결에 결 99프로 정도에 1프로 넣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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